오는 12월 22일부터는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내신과 수능점수를 놓고 어느 대학과 학과를 지원할
수 있을 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쉬운 수능 탓에 수험생들이 더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해 정시 전형으로 합격통지서를 손에 넣은 선배들에게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찾는 조언을 전해들었다. 고3 올라가는 2학년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다.

△ 합격 비결은

박민규 = 수능 100% 전형으로 입학했다. 처음부터 에너지공학과를 지망했기에 과학탐구와 수리영역 모두 이과 계열을 준비했다. 군대에서 수능을 준비했기 때문에 따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각종 입시사이트에 있는 전문가들과 수험생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클럽)의 정보를 최대한 활용했다.

김보미 = 비평준화 지역의 소위‘명문고’를 나왔다. 내신이 불리해 처음부터 정시를 목표로 준비했다. 정시 100% 전형은 나처럼 처음부터 정시를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특히 지난해 입시의 경우, 한국외국어대에서 외국어 영역 점수의 반영 비중이 높았다. 언어와 외국어 점수가 잘 나왔기 때문에 내게 유리한 전형이었다.

이상이 = 처음부터 수시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정시로 대학에 가겠다는 목표를 고3 초반 세웠기 때문에 논술 준비도 따로 하지 않았다. 수능 점수 발표 후, 수능점수와 학교생활기록부 점수를 차근히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담임선생님과 상의했다. 입시사이트의 모의지원 서비스를 활용했고, 진학 전문 선생님들과 상담했다.

서동건 = 나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후 수능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세세한 것을 암기하는 데 약해, 모의고사 성적에 비해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를 받은 후에는 배치표 등을 참고로 가고자 하는 학교와 학교를 여러 개 선택한 후, 담임 선생님, 입시 전문가 등과 상담했다.

△ 정시 대비법이 있다면

박민규 = 과목당 한 권씩 노트를 만들었다. 노트에 개념 정리와 문제를 풀면서 들었던 각종 지식 등을 모조리 적었다. 전체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기억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오답노트와 유사한 면도 있지만, 문제를 틀렸던 원인만을 따로 정리했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려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김보미 = 학교를 다니다보면 내신, 예체능, 논술, 수능 등 각각의 영역을 공부하는 비중을 잡기가 힘들다. 나는 논술은 일주일에 1회씩 2~3시간 정도를 주말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정시에서도 논술을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정시는 장기 레이스다. 텍스트를 꾸준히 접하고, 중요한 기출문제는 여러 번 반복해 풀어야 한다. 기본을 다지지 않고, 희귀한 문제나 사설 문제만 집중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이상이 = 내신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 과목도 학교 수업 시간에는 그 수업을 들었다. 수능 과목이 아닌 다른 것을 50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공부로 지친 머리를 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신 시험에서는 모든 과목의 시험을 보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중요한 것을 들어뒀다가 공부하는 것이 시험 기간에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서동건 = 주변에 내신 관리를 잘 했던 친구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내신 시험을 출제하는 것은 결국 학교 선생님이다. 수업만 잘 들어도 내신 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올지 감이 잡힌다. 두 번째는 시험 범위 전체를 꼼꼼하게 공부한다는 점이다.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는 버리는 개념 없이 모두 다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나처럼 내신을 망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장기적인 입시 전략

박민규 = 공부를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에‘더 해봤자 비슷한 결과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던져야 한다. 의미 없는 문제를 대량으로 풀라는 것이 아니다. 심화 문제에 도전하라는 뜻이다. 어려운 문제를 미리 접해봐야 실제 수능에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긴장하지 않는다.

김보미 = 정시는 몇 개월 만에 성적이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다. 1학년 때는 부족한 과목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기초를 닦아야 한다. 2학년 때는 자칫 태만해 지기 쉬운 탐구 영역을 끝내야 한다. 3학년 때는 전 과목에 박차를 가한다. 탐구 영역은 다져놓은 기본을 바탕으로 인터넷 강의와 문제풀이로 마무리 한다. 언·수·외는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고, 생활패턴은 수능에 맞춘다.

이상이 = 흔한 말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목표를 정해두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수험생 시절 주변 친구들을 보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웠다. 입시는 누구나 한 번 쯤 겪는 일이니,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불행이라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조금쯤은 즐기면서,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서동건 =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수험 생활 내내 건강이 무척 안 좋았다. 특히 두통으로 고생했다. 약을 먹으며 버텼다. 3학년에 올라가면 하루 종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12~14시간씩 공부하는 사람은 정말 소수다. 무리하게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고, 계획을 짜서 공부할 것을 추천한다. 입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휴식과 공부의 알맞은 분배다.

김지혜 기자 haro@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