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사회학과’를 떠올린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전공에 대한 이해보다 학과의 이미지나 막연한 기대만을 갖고 원서를 넣는다. 사회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묻는다. 도대체 사회학과가 뭐하는 데야?

■‘사회학’과‘사회학과’= 사회학은 인간의 행동이나 인간을 둘러싼 사회 현상을 사회구조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가령 “왜 대학에 가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사회학자에게 고등학생들의 입시 행렬은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지, 대졸자와 고졸자의 취업의 질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국에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를 분석한다. 사회학자에게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다. 개인을 둘러싼 사회가 개인을 선택하도록 만든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

사회학은 이처럼 현실과 관련해 현상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사회현상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사회학도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 커리큘럼= 사회학과의 주요 커리큘럼은 법률, 인권, 이데올로기, 민족, 성, 문화, 종교, 건강 및 질병, 고령화, 여가, 환경, 경제 등 각 분야와 요소가 사회와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분석한 과목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사회학 연구를 위한 조사 방법이나 연구 결과를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도 함께 공부한다.

서울대 사회학과에 개설된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한국인과 한국사회, 현대사회와 사회학, 사회조사방법, 문화와 영상의 사회학, 민족사회학과 북한연구, 사회학사, 사회통계, 사회계층과 불평등, 성과 사회, 세계화와 사회발전, 사회조직론, 정보사회와 사이버사회, 군과 사회, 경제사회학, 환경과 생태의 사회학, 복지국가와 사회정책, 종교사회학, 인권의 사회학, 인구변동과 고령화 사회, 과학기술과 사회, 정치사회학, 여가와 스포츠의 사회학 등이다.

■ 모집단위에 유의= 커리큘럼은 대부분의 대학이 비슷하지만 모집단위가 다른 곳이 있어 원서를 내기 전에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학과 단위로 모집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학부나 계열 단위로 선발한 후 2학년에 올라갈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성균관대는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해 2학년 진급 시 행정학, 정치외교학, 신문방송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심리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학년 때는 주로 기초교양과목 위주로 수강하며 적성에 맞는지 전공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공 진입 단계에서 각 과별 TO에 따라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데 성균관대의 사회학전공은 TO가 많은 편이다.

신영복 교수로 유명한 성공회대 사회학부는 정치, 경제, 사회로 세부전공이 나눠져 있다. 성공회대 역시 학부단위로 모집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체제다. 다만 1학년 때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을 아우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 비전 및 졸업 후 진로= 사회가 존재하는 한 사회학은 끊임없이 연구되고 또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용된다. 그만큼 진로도 다양하다. 일반 기업체나 관계, 정계, 방송계, 언론계, 문화계, 금융계, 교직, 회계사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언론계, 광고계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행정고시 과목에 사회학관련 분야가 많아 관계로의 진출도 많아졌다. 학계로 진출하는 경우, 사회학은 기본학문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정치학, 경영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행정학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다.

■ 준비사항 및 유의할 점= 여러 분야에 걸쳐 포괄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사회학과를 추천한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폭넓은 독서로 인식의 폭을 넓히고 교양을 쌓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문읽기는 필수다.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선배들은 뻔한 대답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중앙대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미파 학생(07학번)은“사회학은 젠더나 시민사회, 노동, 계급사회 등에 대해 배우는 곳이다. 따라서 사회현상을 겉으로만 보지 않고 숨겨진 의미를 찾고자 하는 학생,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환영한다”라며“중앙대 사회학과는 여성학이 전공필수로 지정된 몇 안 되는 학교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사회학은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로 확장,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학의 수업 모습  (사진제공. 한양대 홍보팀)

  도시사회학? 정보사회학?

사회학은 다양한 사회분야에 확장·적용할 수 있다. 사회학을 특정 분야에 적용하면 그것이 또 하나의 학문이 된다. 사회학과와 관련한 대표적인 학과로 도시사회학과와 정보사회학과가 있다. 연구 분야에 대한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에 따라 학과의 성격과 명칭이 조금씩 달라진다.

도시사회학은‘도시화’된 문명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정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도시사회학과는 우리나라에 단 한 군데, 서울시립대에 개설돼 있다. 1997년에 처음 생겨났으며, 도시문화의 연구를 통해 자연과 문화, 여성과 남성, 도시와 농촌의 균형과 공존을 지향한다.

도시사회학 전공자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 토지공사, 수자원공사 등의 공기업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사회정책 업무, 문화행정 전문가, 도시문화 큐레이터, 해외도시 교류 전문가, 이벤트 및 문화산업 분야 종사자, 언론분야 종사자, 문화비평가, 사회조사 전문가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정보사회학과는‘정보화 사회’에 방점이 찍혀있다. 정보사회학과는 첨단과학기술이 인간의 존재가치와 공동체문화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의 정보기술이 우리사회에 초래하는 결과를 분석한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보사회학과는 숭실대, 한양대(에리카 캠퍼스) 등 두 곳에 개설돼있으며 1998년 숭실대가 최초로 개설했다.

정보사회의 여러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은 오늘날의 사회가 요구하는 자질이다. 따라서 정보사회학 전공자 역시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 정부기관, 기업체, 언론사, 광고·PR 계통, 출판문화계, 여론조사기관 등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노동, 여성, 청소년, 복지 분야와 시민·사회운동단체 등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분석하는 업무에도 종사할 수 있다. 정보통신 관련 기관인 한국정보사회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과 포털 업체를 비롯한 인터넷 관련 기업으로도 진출 가능하다.

두 학과 모두 국가 공인 자격증인 사회조사 분석사 자격증을 따면 행정 분야 및 언론분야의 각종 시험과 진출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옥유정 객원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