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전혀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면, 또는 그런 상상을 많이 해 본 학생이라면 화학과 관련된 학과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 학생도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 화학은 자연과학 분야로 순수 과학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화학공학은 그런 화학을 응용하는 학문이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왔던 화학의 두 갈래 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화학과는 화학분야에서 기초과학자를 길러내는 곳이고, 화학공학과는 화공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사진제공. 가톨릭대 대외협력실>

● 화학 vs 화학공학

화학과는 기초과학 분야에 역점을 두고 화학의 기초 원리와 화학적 탐구능력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배양해 전문 과학 인력을 길러내는 데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화학의 기본원리와 과학자로서의 연구방법을 터득해 교육계, 연구기관,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화학자를 양성한다.

화학공학은 화학 제조에 관한 분야로, 천연자원을 가지고 생활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만드는 화학 공정을 개발하고, 설계·운전·관리·운영 등 관련된 현상을 연구한다.

화학공학과는 화학 공정에 대한 분석력 및 응용력을 갖추고 현장 적응 능력을 겸비한, 21세기 화학 산업을 이끌어 갈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화공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 뭘 배우나

화학과에서는 기초과학 분야와 관련된 이론을 배운다.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연구하는 물리화학, 탄소가 포함된 유기화학, 물질의 양과 성질을 분석하는 분석화학, 생명과학 분야에 화학적 방법을 적용시킨 생화학 등으로 나뉜다.

화학공학과는 화학공학의 기초이론 및 공정설계, 열역학, 열물질 전달, 전달현상 등에 대한 심화된 교육과 화학, 에너지, 환경, 소재 등 실용적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실험실습을 하는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 어떤‘자질’필요하나

화학 관련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많아야 하고 논리적 사고능력이 있어야 하며 창의적이어야 한다. 화학물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과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과 협동심도 필요하다.

고등학교 교과목으로는 물리와 화학, 수학을 반드시 잘해야 한다.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를 졸업한 김태중 씨는“화학공학은 화학을 응용해서 새로운 결과를 찾아내기 때문에 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이라며“응용력과 창의력 그리고 끈기”를 화학공학 전공자들의 필수 덕목으로 꼽았다.

● 전망

화학은 인류복지와 직결되는 폭넓은 응용분야에 기초를 제공하는 학문인만큼 거의 모든 응용과학기술 분야의 기초연구에
화학 전공자들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제약, 고분자, 석유화학, 촉매 등과 관련된 곳에 많이 진출해 있다. 최근 들어 활발해진 전자산업, 생명공학 등의 기초연구 분야는 물론 공해와 관련된 환경과학 분야에도 화학자들의 기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화학공학은 일반인들이 접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석유화학이 발달된 우리나라는 그만큼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
다. 석유화학 업종에 주로 진출하며 관련 된 전공자가 아니면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 전자기기 소재 분야에서 각광받아 오던 화학공학이 이제는 대체에너지, 환경오염, 생체공학 연구의 중추로서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생명공학, 나노 신소재 연구의 밑거름이 되고 있어 차세대 산업의 핵심부에서 해당 전공자들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 졸업 후에는

화학과를 졸업하면 화학자, 화학교사, 화학교수, 과학전문기자, 병원, 제약 회사, 석유화학 회사, 식품 회사, 환경 관련 기업, 반도체 등 전자 회사, 화장품 회사, 국공립 연구소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다.

화학공학 전공자들은 정유 회사나 섬유회사, 제약 회사, 화장품 회사, 식음료 회사 등 제조업 분야와 엔지니어링 분야, 환경 관련 분야, 반도체 회사, 무역 회사, 화학 및 화공 관련 연구소, 화공직 공무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이 글은 대학 학과선택 가이드북『대학학과선택, 고민하고 있니?』(책으로만든별 편집부, 2010)의 내용 중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서진원 (책으로만든별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