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 전임연구원

주식투자를 해서 많은 돈을 벌고 싶어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주식투자를 하려면 투자하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발전가능한 회사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잘 알고 있는 금융전문가에게 돈을 맡겨 수익을 얻고자 한다.

돈을 맡은 전문가는 고객들의 돈을 갖고 주식이나 채권 같은 곳에 투자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펀드매니저’다. 또한 증권시장에서 상장기업들을 분석해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자에게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은‘애널리스트’가 한다.

이들은 한 팀으로 구성돼 일하기도 하는데, 이 두 직업은 모두 금융전문가로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신탁회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기관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재무관리, 투자론, 회계학, 통계학, 국제경제학 등의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대학에서 경영이나 경제, 회계, 통계, 금융 등의 관련 학과를 전공하면 취업에 유리하다. 일부에서는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다양한 기술 관련 업종을 분석하기 위해 이공계 출신들도 많이 진출한다.

펀드매니저는 투자 상의 위험을 관리하고 그동안 쌓아온 투자 노하우와 전문지식으로 기업이나 개인 등 고객으로부터 투자받은 뭉칫돈을 효율적으로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다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일을 한다.

고객 자산을 불려주는 펀드매니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한 후 그 결과를 돌려주는 간접 투자상품을‘펀드’라고 하는데, 대부분 펀드매니저는 간접 투자상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판매하고, 그 상품을 잘 관리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한다.

세계경제 동향, 환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출근시간은 보통 오전 7시 정도로 이른 편이다. 애널리스트의 기업 분석과 팀 내 펀드매니저들이 사고 판 주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국내외 경제동향과 산업 및 개별 종목별 증시자료를 분석해 펀드 운용전략을 구상한다.

고소득자로 부러움을 사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이들 손에 의해 며칠 만에 몇 십억원의 이익과 손실이 오가기도 하므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한다. 따라서 풍부한 금융지식과 시세감각을 갖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입사해 처음부터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격변동이 심해 고난위도의 투자기술이 요구되므로 경력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 활동한다. 일부 기업에선 채용 시 투자상담사, 투자자산운용가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협회에 등록한 사람으로 제한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금리, 환율 등 경제변수를 읽는 탁월한 분석력과 수리력, 세계 경기와 장래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예측력과 증시 변화에 따른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물론 고객의 자산을 위임받아 운용하므로 엄격한 윤리의식과 책임감, 성실함도 필요한 일이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모두 금융전문가로, 수리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을 한다. 주로 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치를 평가하는데, 산업 분석과 그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해 적정주가를 산출하고, 향후 주가추이를 예측해 제시한다. 이들의 분석, 전망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몸값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장이 열리기 전 자료점검과 각종 회의로 인해 출근시간이 이른 편이며, 거래내용을 검토하고, 고객관리, 리포트 작성 등의 일로 퇴근시간도 불규칙한 편이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무와 회계, 경제지식이 요구되며, 각종 투자기법, 리스크관리, 분석방법 등의 지식이 필요하다. 요즘은 반도체, 통신, 건설 등 산업별 분석에 있어서 이공계열 전공자의 진출도 늘고 있다.

이들의 평가에 의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움직일 수 있으며, 잘못된 분석보고서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정보 분석 능력과 상황 판단력, 업무 집중력이 특히 필요한 일이며, 역동적 시장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갖춰야 한다.

때로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결단력이 요구되며, 정확하게 계산하는 수리능력을 갖춘 세밀한 성격의 사람에게 적합하다. 분석보고서를 작성해 고객 앞에서 발표할 일이 많으므로 설득력과 신뢰감을 갖추고,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고용은 다소 증가 전망

정규채용보다 소규모 수시채용 많아

앞으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고용 전망은 괜찮을까. 향후 이들의 고용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런던, 뉴욕, 홍콩 등의 도시처럼 금융 산업이 국가발전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선진국 중에 금융이 낙후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우리나라도 증권시장이 커지고, 자본시장통합법에 의해 금융상품이 개발되는 등 제도적으로 안정화가 이뤄졌다. 자산관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투자방식이 일반화됐다. 투자 의견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미래 투자방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금융전문가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고령화와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노후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관리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점차 경기가 회복되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금융전문가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 고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매니저 및 애널리스트는 계약직이 많아 고용이 불안한 반면, 증시나 경제가 활황일 때는 더 높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돼 이직이 쉬운 편이다. 하지만 채용 자체가 경력직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규인력의 취업은 다소 어려울 것이며, 직업적 특성상 상당한 수준의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므로 대규모 정규채용보다는 소규모 수시채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직업에 관심이 있다면 학력이나 자격증보다 증권회사, 투자신탁회사 등에 취업해 일정기간 이상 실무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동향을 꿰뚫을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갖추고, 산업전반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시장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경제금융 뉴스, 시황, 전문가 분석 등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하고, 경제일간지를 보는 습관을 길러놓으면 좋을 것이다.

이윤선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