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은 알면 알수록, 그리고 준비하면 할수록 알곡처럼 풍성할 수 있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수업 광경.  <사진제공. 성균관대 홍보실>

수능이 끝나면 예비 대학생들은 자유인이 됐다는 해방감을 맛본다. 대학 입학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거나, 운전면허를 따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성형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도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다. 오로지 영어로만 진행되는 강의가 있고, 전공 수업에선 원서가 교과서다. 토론식이나 팀 프로젝트 등 생소한 강의 스타일도 예비 대학생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그래서 성공적인 대학 생활은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3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 입학까지 남은 3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대학생활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영어,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영어는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과목이다. 현재 영어 강의 비율은 수도권 주요 대학이 30%, 비수
도권 대학이 10% 정도로, 양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4년제 대학 대부분이 1~2년간 의무적으로 교양영어를 수강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공과목의 경우에는 영어강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5과목 이상 영어강의를 의무화하고 있고, 이화여대도 영어로 강의하는 과목을 6학점 이상 들어야 졸업할 수 있다. 포스텍(포항공대)이나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따라서 대학 강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 능력이 필수다. 이희원 서울대 학습개발센터 연구조교수는“신입생들은 특히 듣기나 말하기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특히 문과생의 경우 영어수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할 경우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영어는 대학 입학 후에도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지만 입학 전에 듣기나 말하기 공부를 미리 해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고등학교 때처럼 점수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하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토익이나 토플 등 성적에 매몰되지 말고, 원하는 전공분야나 주제를 다룬 영자신문이나 잡지 등을 꾸준히 보며 영어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원서(한양대 기계공학부 09학번) 씨는 “수능이 끝난 직후에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 드라마나 뉴스 방송 등을 시청하며 영어에 친숙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아이튠즈나 팟캐스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영어 방송을 꾸준히 시청하면 부담 없이 듣기 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부에도‘전략’이 필요하다

달라지는 수업 방식도 예비 대학생들에겐 난코스 중 하나다. 대학에서는 토론식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 수업, 각종 미디어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수업 등이 부지기수다. 고등학교 때와 공부하는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권순기(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10학번)씨는“대학에서 추천하는 필독서나 강의계획표를 참고해 미리 필요한 책을 읽어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특히 대학에 입학하면 리포트를 많이 쓰는데 논리적인 글쓰기에 대한 강의나 책 등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팀 프로젝트(팀플) 수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팀플이란 3~5명의 소규모 그룹이 과제를 수행한 후 보고서나 파워포인트 등 결과물을 정리해 제출,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지난 10월 대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7.2%가 팀플 과제를 수행했다고 답했다. 이원서 씨는“미리 파워포인트를 익히고 여러 번 만들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공계열 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대학 입학 전까지 수학이나 과학 등 기초 학력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입학사정관제와 수시모집 특별전형, 인문계 교차지원 등 입학 전형의 다양화로 학생들의 기초 학력 격차가 커지면서 수업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원 교수는“이공계열 학생의 경우 기초 학력이 미흡하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그 다음 수준의 학습을 소화하기 어려워진다”라며“입학 전에 전공에 따라 수학이나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 학문을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미리 공부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지희 객원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