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응용까지 생물학·BT 분야 포괄
의(치)학전문대학원, 약학대학 진학에 유리

생명과학 관련 학과는 대부분 자연과학대학에 설치돼 있지만 공과대학이나 농과대학에 설치된 학과의 경우 응용 교과목이 많다.   사진제공=전북대 홍보실

생명과학이란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그 원리를 응용해 의약, 식품, 환경, 에너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초 및 첨단 과학분야다. 생명과학은 21세기에 눈부신 발전이 기대되는 학문분야로, 기초 분야로부터 응용 기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생물학 및 BT 분야를 포괄한다. 즉 생명과학은 생명에 관계되는 현상이나 생물의 여러 기능을 연구해 의료나 환경보존 등 인류복지에 응용하는 종합과학이다.

생명과학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창의적 연구능력을 배양해 과학기술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생명과학자 및 생명공학자를 양성하는 학과다. 대부분의 대학에 설치돼 있는 관련 학과로 생명과학과, 생물학과, 분자생물학과, 생화학과, 유전공학과, 생물공학과, 생명공학과, 생명과학부 등 학과 명칭이 다양하다.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응용 범위는 더욱 넓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시켜 교육 및 연구를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학과가 개설돼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교육과정은 유사하며 졸업 후 진로 선택에도 학과 간에 큰 차이는 없다.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서는 분류학,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생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발생학, 생태학 및 유전공학 등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인 현상의 이해 및 응용을 추구한다. 생명과학과의 교육목표는 근본적인 생명 현상의 이해와 이를 응용해 의료, 산업 그리고 환경문제 해결 등에 폭넓게 적용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

무엇을 배우는가

생명과학이란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 대해 공통된 관점에서 생명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구명하려는 학문으로, 1950년대에 왓슨과 크릭에 의해 DNA의 이중나선구조 모형이 제시되고 분자생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출현하면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1970년대부터 생명과학은 유전자 조작기술의 발달에 의해 원래 목적으로 삼았던 생명현상 및 자연계의 이해라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만이 아니라 산업적인 차원에서 생물학적 기술이 요구됐으며 이에 따라 많은 대학에 유전공학과 및 생명공학과 같은 학과들이 출현하게 됐다.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서는 생명현상의 이해, 자연환경의 이해, 정신활동의 이해, 건강 유지와 의료복지의 향상, 식량자원의 확보, 생물체를 이용한 산업에의 응용, 인구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생명과학은 21세기의 가장 매력적인 학문으로 꼽히고 있으며 유능한 인재들이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 이를 응용해 인류복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학문 분야라 할 수 있다. 최근 게놈 연구, 생명체 복제, 난치병치료, 환경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생명과학 관련 학과는 생물자원의 확보, 고부가가치 산업화, 정보화 및 국제화에 대처할 수 있고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 중요시 되는 새로운 지식가치 창출을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사고와 능력을 가진 예비과학자를 교육하고 있다.

교과과정

생명과학과의 교과과정은 기초교육 과정과 각 학과별로 특화된 교과과정으로 이뤄져 있으며, 실험실습을 통해 현시대에 필요한 생명과학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본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교과과정을 크게 구분하면, 생명과학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한 기초과목으로서 일반생물학, 일반화학, 일반물리학 등을 1학년 때 수강한다. 2학년 이후 과정에서는 생명과학의 기초인 유기화학, 세포생물학, 유전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및 미생물학 등의 과목들과 함께 개체 수준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분류학, 생리학, 발생학, 면역학과 생태학 등으로 교과과정이 구성돼 있다.(표 참고)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서는 생명현상의 본질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세포 융합이나 유전자 조작 등에 의해 생산성이 높은 품종의 육종, 유용한 성분을 많이 함유한 동식물, 내한·내염 및 내병성 등이 강한 품종을 개발해 농업이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및 연구를 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교육하는 유전공학과 생물공학 같은 과목들이 거의 대부분의 학과에 개설돼 있다.

또한 인간의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난치성 질환 및 유전병의 치료 등 인류의 보건과 환경문제 해결 역시 생명과학 관련학과의 주된 교육 및 연구 주제다. 21세기의 생명과학에서는 유전체 정보의 기능을 찾아내는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및 그 결과물을 정보화시키기 위한 생물정보학이라는 분야가 대두됐으며 지금까지 의학 또는 심리학적인 접근만 행해졌던 신경생물학 또는 뇌과학이 생명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포스텍과 카이스트의 생명과학 관련 학과를 주요 조사 대상으로 했으며 교과과정은 거의 유사함.  생명과학 관련 학과의 기초 및 전공과목은 대부분 실험실습을 병행 교육함.

졸업 후 진로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기술·정보 집약산업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텍, 신약, 신농약, 환경보전 산업 등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부에서는 생명공학벤처육성 사업,‘ 바이오텍 2000’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21세기의 주력산업으로 생명공학을 선택하고 여기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생명과학 관련 학과 졸업생은 생명과학분야의 리더로서 국내외 대학, 중등학교(교직과정 이수), 국공립 연구소 및 산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즉 의생명과학, 의학, 제약, 화장품, 식음료 개발, 의료용기기, 생물보전학 등의 전문 분야를 연구하는 국공립 연구소나 기초의학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또한 질병 진단, 예방 및 치료, 다이어트, 기호식품, 생물자원화, 환경보전 등과 관련된 벤처 창업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의(치)학 전문대학원 입문시험(MEET,DEET) 및 약학대학 입문시험(PET)을 치른 후 의(치)학 전문대학원 및 약학대학 진학에 유리한 학과이기도 하다(2015학년도 이후에는 많은 전문대학원이 예전의 의(치)예과로 전환하나, 2021학년도까지는 전체 정원의 30%를 학사편입생으로 충원하도록 돼 있다).

① 과학기술계 : 생명공학연구소, 화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식품의약품 안전청, 질병관리본부, 한국식품개발원, 독성연구소, 도핑컨트롤센터, 식품위생연구원, 농업진흥청, 국립보건원, 종합병원연구소 등.
② 산업계 : 생물화학 관련 분야, 의약품 및 의·공학 분야, 식품·주류·음료업·식량산업 분야, 환경보존 분야, 대체에너지개발 분야 등.
③ 진학 및 유학 : 일반 대학원 및 전문대학원(의학, 치의학), 약학대학 진학 및 유학
④ 자영업 및 기타 : 바이오텍 분야의 벤처기업 창업 등.

생명과학 관련 학과 간의 차이

생명과학 관련 학과는 매우 다양하다. 각 대학마다 또는 같은 대학 내에도 생명과학과, 생물학과, 분자생물학과, 생화학과, 유전공학과, 생물공학과와 생명과학부 등 다양한 학과가 설치돼 있으나 그 교육 내용이나 졸업 후 진로 등은 거의 유사하다.

다만 개설학과가 공과대학 또는 농과대학(생명자원과학대학)인 경우에는 조금 더 응용 교과목이 많다. 예를 들어 공과대학에 개설돼 있는 생물공학과의 경우 생물공학, 생물공정, 효소 고정화, 오염물질의 생물학적 처리 등 실제 생물 산업에 관련된 교육 내용이 많다. 공과대학에 설치된 학과의 경우 이전의 화학공학이나 공업화학 또는 식품공학과 쪽에서 분과 된 경우가 많다. 농과대학에 설치된 관련 학과에서는 고부가가치 식품개발 및 품종 육종 등의 교과목이 많은 편이나 대부분의 생명과학 관련 학과는 자연과학대학에 설치돼 있다.

진학 시 유의점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면서도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데 수학, 물리, 화학 같은 과목은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이것은 아마도 예전의 고전생물학(박물학)이 생물학의 주된 영역이라고 잘못 생각한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현대 생명과학은 화학 및 물리학적 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분야다.

물리학 및 화학적 기초가 없으면 생명과학은 그 방대한 양의 지식을 단순히 외워야 하는 매우 따분하고 재미없는 분야로 여겨질 것이다. 따라서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면 고등학교 때 생명과학, 물리, 화학 I·II를 모두 받으면 좋으나 현재의 수능 구조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두 과목 정도는 이수를 권장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의(치)학 전문대학원 및 약학대학 진학에 유리한 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생명과학 관련 학과에 진학했고 또 이를 토대로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5학년도 이후에는 많은 전문대학원이 예전의 의(치)예과로 전환하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통한 의(치)학 전문대학원 진학은 상당히 어렵게 됐다. 약학대학 진학 시스템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학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예전처럼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김환규 전북대 교수·생명과학

전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치)학 전문대학원입문시험출제위원을지냈고『Starr 생명과학』,『 생명과학(지구의 생명)』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