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의 최대 화두는 취업이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는 논란도‘비싼 돈 내고 대학 다녔는데 취업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자리한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할 때 취업률이 미치는 영향도 생각보다 크다. <교수신문>과 <대나무>가 지난해 12월 정시 대학입학 박람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 368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의 78%가 취업률이 대학·학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어떤 전공이 취업률이 높을까.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해마다 8~9월이면 전국 대학의 취업률을 발표한다. 그해 6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것이다. 2011년의 경우 4년제 대학 전체 취업률은 54.5%, 전문대학은 이보다 약간 높은 60.7%다. 대학에서는 의약계열의 취업률이 76.7%로 가장 높다. 공학계열 66.9%, 사회계열 53.5%, 자연계열 51.3%, 인문계열 46.3%, 교육계열 43.5%, 예체능계열 7.8% 순이다. 전문대학은 교육계열(78.3%)이 의약계열(76.7%)보다 취업이 잘 된다.

취업률 상위 전공 대부분 의학·공학계열

취업률이 가장 높은 4년제 대학 전공은 1~3위가 의약계열이다. 의학(92.1%), 치의학(86.9%), 의학(77.4%) 순이다. 해양공학(75.9%), 기계공학(75.9%)이 다음을 이었다. 취업률 상위 20위 안에 든 전공을 보면 6위에 오른 유아교육학(74.7%)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약계열이거나 공학계열이다. 의약계열에 속한 재활학(73.7%)이나 보건학(68.2%), 의료공학(64.7%)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각각 취업률 상위 10위, 20위, 24위에 올랐다.

사실 전체 전공을 1위부터 꼴찌까지 줄세워 놓고 들여다보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내 적성과 소질에 맞지 않은데 취업률이 높다고 무작정 진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나의 전공이나 학과를 고르기 어려울 때는 나에게 맞는 학과계열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구체적인 전공을 찾은 것도 한 방법이다. 같은 계열 안에서 어떤 전공이 취업률이 높고 낮은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4년제 대학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사회계열에서는 도시·지역학(60.1%) 전공자가 취업이 가장 잘 된다. 전체 전공 순위도 33위로 높은 편에 속한다. 경영학(58.6%), 경제학(58.1%), 무역·유통학(56.7%), 금융·회계·세무학(55.6%) 등 경상대학에 속한 전공들도 취업률 상위 그룹에 속한다. 가족·사회복지학(58.1%), 관광학(55.3%), 광고·홍보학(54.1%), 언론·방송·매체학(50.2%)도 비교적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계열에서는 동물·수의학(64.4%)이 으뜸이다. 전체 전공 가운데서도 의약계열과 공학계열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취업률 상위 30위 안에 드는 전공이기도 하다. 가정관리학(59.8%), 식품영양학(57.6%) 등 생활과학대학에 속한 전공들도 사회계열 중에서는 취업률이 높다. 환경학(58.8%), 통계학(57.1%), 자원학(56.8%)도 대학 전체 취업률보다 취업률이 높은 전공들이다.

대학알리미·교육통계서비스에서 확인

교육계열에서는 유아교육학(74.7%), 초등교육학(57.1%), 특수교육(56.6%)의 취업률이 높다.
공학교육(49.8%), 인문교육(33.3%), 자연계 교육(32.2%), 예체능계교육(32.1%) 등 중등교육 관련 전공은 대학 전체 취업률에 한참 못 미친다.

예체능계열에서는 시각디자인(50.2%), 산업디자인(48.8%), 기타 디자인(48.2%), 패션디자인(45.7%), 디자인일반(45.6%) 등 취업률 상위 전공 대부분이 디자인 전공이다. 음악학(20.7%), 작곡(19.2%), 기타음악(18.7%), 기악(14.2%) 등 음악 관련 전공은 전체 전공 중에서도 취업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현재의 취업률 조사 방식이 대학별 전공별 특성을 완전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측면도 작용한다. 취업률 조사는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한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교내 행정인턴으로 일할 경우 사실상 6개월 계약직인데도 취업률에 잡히는 반면 1인 창업이나 프리랜서는‘미취업’으로 분류된다. 정규직 여부나 전공 일치도, 대기업·중소기업 등 취업의 질까지 따져보기에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취업률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 적성과 소질,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대학·학과별 취업률이 궁금하다면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들어가 보면 된다. 특정 대학 특정 학과가 아니라 계열별 전공별 전체 취업 현황이 궁금하다면 한국교육개발원이 운영하는‘교육통계서비스(cesi.kedi.re.kr)’가 더 유용하다.

※ 조사기준일 : 2011년 6월 1일 ※자료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