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첫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시행됐다. 아직은 가채점 결과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수험생으로서의 위치와 현실을 체감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 등 입시와 관련한 기관들의 성의 있는 제도 운영과 안내가 아쉽지만 제도 운영의 불성실함을 탓하기보다 모든 수험생의 입장이 같은 것을 생각해 현실에 맞는 대비와 전략을 갖추는 것이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된다.

2013학년도 입시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인원의 변화, 모집 비율의 변화, 모집 방법의 조작 등 비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해에 비해 가장 큰 변화와 변수로 보이는 수시 6회 지원의 제한부터 올해 입시의특징을 고려해 대비하고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올해는 수시모집 6회 응시 제한, 충원 합격자의 정시 지원 금지, 쉬운 수능과 상대적 지원율 상승 등으로 합격선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시모집에서 지나친 상향지원 전략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논술 중심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부합 여부로, 학생부 중심 전형은 추가합격까지 고려하는 공격적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사진제공=대나무 자료사진

2013학년도 대입 특징은

첫째, 수시모집 6회 응시 제한으로 인한 변화가 예상된다. 수시 모집의 차수, 지원 대학의 수와 관계 없이 각 전형에 대해 모든 수험생은 6번의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논술고사를 중심으로 한 일반전형에 지원했던 학생들의 지원 폭이 6회는 기본적으로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에는 일반전형의 지원자 수가 전년에 비해 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부 교과 우수자, 교과 및 비교과 활동 실적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들도 신중한 지원 경향을 보여 지원자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줄어드는 지원자의 대학 범위가 어디인지가 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의 지원자 폭은 유동적인 면이 적으므로 중하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가 다소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입학사정관 전형도 6회 범위 안에서 지원 횟수를 결정해야 하므로 교과 성적이 높은 상위권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보다 중하위권, 지방 국립대 등의 전형에서 지원자의 풀 자체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심한 경우 1단계 합격 인원보다 지원자의 수가 적은 전형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좀 더 안정적인 전형을 찾을 것이고 담임교사, 진학교사 등도 예년에 비해 더 정밀한 상담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원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전형별로 지원 대학의 위치별로 유불리가 달라지므로 논술 중심 전형은 보험성 지원보다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 부합 여부로, 학생부 중심 전형은 중복합격자가 다른 전형에 비해 많은 것을 고려해 추가합격까지 생각하는 공격적 지원으로 가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다소 활동의 양이 적더라도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고 각 전형 별 선발모델에 적합하다면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참고로 청운대 등 산업대와 2~3년제 대학 등은 6회 제한과는 무관하다.

둘째, 수시 충원 합격자의 정시 및 추가모집 지원을 금지한다. 2012학년도 대입에서는 최초 합격자에 한해 정시지원이 금지됐고 추가 합격자를 공식적으로 선발하게 돼 정시 이월인원이 줄어들었다. 서울 주요대학과 교육대학 지원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로 인해 정시 지원 인원이 2011학년도 입시에 비해 약 3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시 이월인원이 줄었는데도 경쟁률은 전체 평균 5대 1을 넘지 않는 상황이 일어나 수능 성적이 좋아 정시에 지원한 학생들은 몇 군데의 블랭크를 제외하고는 큰 이변 없이 합격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정시 이월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시 6회 제한과 충원 합격자의 정시 지원 금지로 인해 지원 경향도 세밀해질 것으로 보여 정시에서 문이 넓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쉬운 수능과 상대적 지원율 상승 등으로 합격선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시 지원에서 지나친 상향지원 전략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셋째, 수시모집 선발인원 증가 및 정시 모집 인원감소로 수시 지원 인원이 증가한다. 2012학년도 대입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체 정원의 62.1%인 23만7천734명이었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1천385명 줄었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전체 모집인원이 감소해 전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2.9%로 소폭 상승했다. 정원내 정원(855명 감소)보다는 정원외 정원(6천180명)이 더 많이 줄었다. 정원 대비 비율 상승 폭은 작지만 전체 정원의 60% 이상을 수시 모집에서 선발하므로 여전히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갖고 지원할 것이다.

또한 고려대 65.5%, 서강대 64.5%, 성균관대 65%, 숙명여대 63.3%, 서울여대 64.4% 등 서울시내 주요대학의 수시 모집 비율은 평균을 넘어서는 대학이 많은 만큼 정원내 지원을 많이 하는 일반고 학생들의 지원과 준비는 치열할 것으로 생각된다. 횟수가 제한돼 전체 총량은 줄어들지만 줄어드는 인원의 대부분이 허수 지원, 보험성 지원 인원으로 실제 경쟁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 모집인원의 소폭 증가로 지원 기회가 확대됐다. 수시모집을 기준으로 2012학년도 121개 대학 4만912명에 비해 2013학년도는 대학 증가는 1개 대학이지만 인원은 8천61명 늘어난 4만3천138명을 모집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고려해 준비한 학생들의 지원 기회가 늘어난 셈이므로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를 한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특별전형 모집인원 감소, 전문대학원의 학부 복귀 등으로 인한 지원 경향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별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8천 명 정도 감소했지만 여전히 정원내, 정원외로 다양한 전형이 존재한다. 따라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정원내 특기자 특별전형, 대학별 독자기준 특별전형의 경우 일반전형에 비해 지원 가능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지원 자격을 충족한다면 우선해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당 학생들은 모집요강의 지원 자격과 전형 방법을 꼼꼼히 확인해 기회를 살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

소폭의 인원 증가지만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의대 및 치의대 복귀는 자연계열의 상위권 입시 지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전체 모집정원이 약 200명 증가했는데, 2012학년도 수능 수리 가형 1등급 인원이 6천953명인 점을 고려해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인원으로 볼 수 있어 최상위권 학생의 지원 경향 및 이로 인한 연쇄적인 변화 등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

2013학년도 입시전략은

모든 수험생의 조건은 동일하다. 얼마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에 맞는 준비와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나기 마련이므로 본인의 특기와 희망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정시 지원을 생각하면 당연하고, 수시지원을 생각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수능 성적이다. 서울시내 대학의 수시 모집 인원 기준으로 보면 총 정원의 70% 가까운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걸려 있다. 다시 말해 30% 정도의 전형만 수능에 응시하지 않고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논술전형은 90%에 가까운 인원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므로 수능 준비에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또한 수능 준비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대학별 고사 준비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여러 가지를 준비하겠다는 생각보다 수능 준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이 중요하다. 이미 4학기의 내신 성적이 정해져 내신 성적에 실망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진 수험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신 성적이 낮다는 것은 내신 성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과는 다른 말이다.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하면 내신 중심의 학생부 전형에 지원하는 것은 어려워 내신 중심의 학생부 전형을 포기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내신 준비를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다. 논술 전형에서도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므로 동점이 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위권 지망 학생은 내신 성적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얻을 수 있는 만큼의 성적을 최대한 준비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의 학생부 영향력은 반영교과, 반영방법 등이 정량적으로 정해진 학생부 중심 전형과는 다른 모습이다. 다시 말해, 학업성취도의 경향 및 현황까지도 유의미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3학년 1학기 성적은 1, 2학년의 성적보다도 큰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입시는 절대적인 수치가 통하지 않는다. 언제나 상대적으로 나의 결과가 결정된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준비를 하고 이에 맞는 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3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를 준비하고, 논술에 자신 있는 학생은 수능 준비를 기본으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에 맞는 논술 준비를 하고, 교과와 비교과 활동이 우수한 학생은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을 위해 서류 준비와 대학의 전형에 맞는 구술고사 준비를 해야한다.

시간은 정해져 있다. 남아 있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승리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성격과 학업 스타일에 맞고 실천 가능한 일간, 주간, 월간, 연간 계획을 세워 변하는 날씨와 긴 준비 기간에 지치거나 꺾이지 않고 잘 실천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상위권 대학이 성적 좋은 학생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라는 장애물에 좀 더 능동적으로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능력을 선호하는 것이다. 걱정과 불안보다는 자신에 대한 확신과 실천으로 2013학년도 대입에서 승리자가 되길 바란다.

박문수 (충북 청원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