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은 지난해와 다른 엄청난 변화로 인해 대학·학과 선택이 아니라 전형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인 수시 지원 6회 제한, 원서 접수 기간 2회 통일, 충원합격자 필수 등록을 각각의 변화요인이 아닌 통합적인 변화요인으로 접근해야만 지원전략을 제대로 짤 수 있다. 원서 접수 기간 2회 통일은 6월 전국 모의평가 후 지난해보다 짧은 기간에 원서 접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외에 영향은 없다. 그러나 수시 지원 횟수 6회 제한과 수시모집 충원합격자 필수 등록은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올해 수시모집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핵심요인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경쟁률과 합격선이 요동치게 될 것이다. 올해 수시모집에서의 변화와 이에 대한 대책을 알아보려 한다.

■ 수시 지원 횟수 6회 제한과 경쟁률

지원 횟수 제한은 전형별로 경쟁률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의 비중이 높은 교과성적(학생부) 우수자 전형이나 입학사정관 전형, 특기자 전형은 교과성적에 의해 소신지원, 적정지원, 안정지원, 하향지원을 판단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 1~2개 대학을 위해 작성한 서류를 추가로 남은 횟수에 지원하면서 전공 적합성과 연계시킨 학과 선택으로 6번의 지원 횟수를 사용하거나 2개 정도를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것으로, 횟수제한에 크게 부담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논술전형이나 적성고사 전형은 대학별 출제경향에 유사성을 고려해 지원전략을 세우지만 수험생이 자신의 실력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받기 어렵고, 지원 횟수 제한으로 인해 객관적 실력 외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정시 지원 가능 대학과 학과까지도 고려해야 하므로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논술전형은 수능 이전일 경우 경쟁률이 어느 정도일지는 원서 접수 마감 날 오전에 대학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수시모집에서 원서작성이 가장 쉬운 전형이 논술전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 이후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응시하지 않은 인원과 지원 대학이나 학과보다 더 좋은 수능 성적을 받아 응시하지 않는 인원으로 인해 적어도 50%의 결시율이 상위권 대학에서 나타난다. 중상위권, 중위권 대학으로 내려갈수록 결시율이 이보다는 낮아지는 계단형태가 된다.

논술전형만큼 원서 접수가 쉬운 전형은 교과성적 우수자 전형이다. 제출해야 할 서류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전형에 지원할 경우 판단하는 것은 논술 준비와 교과성적 그리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하는지 밖에 없다. 교과성적 위주의 전형은 지원 인원이 제한돼 경쟁률이 답보상태다.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적은 전형의 경우 지난해에는 경쟁률이 상승했지만 올해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다.

■ 6장의 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체크할 사항

올해는 수험생 모두에게 공평하게 6장의 카드만 주기로 결정한 첫 대학입시다. 그런데 6장의 카드로 제한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전형 간소화 정책에 호응한다는 명분 아래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전형을 통폐합하고 선발인원을 조정해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을 미연에 방지하려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교육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을 갑작스레 확대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켜 정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6장의 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꼼꼼히 체크해야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1. 지난해 입시결과는 어땠지

먼저 학생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내신) 성적과 비교과 영역, 그리고 기재되지 못한 비교과 영역을 정리해 둔 후 지원 가능한 전형들을 정리해 나가기 바란다. 최근 몇 년간의 입시결과를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지난해의 입시결과를 찾아본다.

교과성적 중심의 전형들은, 6장의 카드와 충원합격여부에 의해 작년 입시결과보다 약간 낮아도 충분히 지원 가능할 것이다. 교과성적을 보완할 수 있는 스펙을 갖췄다면 지원이 가능하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논술전형의 일반선발과 비슷하기 때문에 수능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교과성적이 절대적인 전형에서는 유사한 합격선을 유지한다. 그렇지만 인지도가 수험생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과 하위학과에서는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0.2~0.4등급 내외에서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합격을 위한 하향지원으로 인해 지난해와 같이 하위학과의 합격선이 반대로 상승하는 결과는 올해도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하고, 하향지원이란 잠깐의 유혹은 그 이후 자신에게 후회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다음으로 경쟁률을 전형끼리 비교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의 <표>를 보면 교과성적(학생부) 우수 전형과 특기자 전형 간의 경쟁률에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교과성적(학생부) 우수 전형의 경우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6장의 카드를 한 전형유형에 모두 사용하거나 특기자 전형 또는 논술전형에 1~2장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교과성적(학생부) 우수 전형의 경쟁률 하락은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합격선 하락은 대학 또는 학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으므로 굳이 최초합격보다는 충원합격을 고려한 소신지원이나 적정지원에 4장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특기자 전형처럼 제출한 서류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정도로 중요하므로 경쟁률이 올해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적어도 4개 정도의 카드를 사용할 것이며, 1~2개의 남은 카드를 수능 이후 전형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지원 경향이다.

2. 전형요소에 대한 실력과 자신감이 있다면

첫째,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지원할 전형을 분류한다. 교과성적(학생부) 우수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특기자 전형들은 전공 관련 또는 전과목의 성적이 중요한 전형요소다.

둘째, 학생부에 기재된 비교과 영역의 우수성 또는 성실성을 평가해 지원할 전형을 분류한다. 학생부에 기재하지 못한 비교과 영역이나 전공 관련 열정을 나타낼 수 있는 스펙도 포함한다. 오직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만을 평가하는 전형들은 반드시 학생부에 기재된 비교과 영역을 근거로 지원 가능을 판단해야 한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추가로 첨부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전형은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은 비교과 영역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논술에 대한 준비와 자신감, 그리고 객관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논술전형에 지원할 수험생들은 출제경향을 반드시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채점을 교수 위원이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논술에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면 교과성적이 낮아도 논술에 의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가장 높기 때문에 수능 준비에도 소홀할 수 없다.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지난해까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쓸모없이 카드를 버릴 수 없는 올해에는 수능 이전과 수능 이후로 나눠 지원해야 한다.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겠지만 수능 이후 전형에서는 보험 성격의 지원경향으로 경쟁률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아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결시율 또한 크기 때문에 1~2장의 카드를 분산시킬 필요는 있다.

넷째, 적성고사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낮거나 아예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경쟁률이 논술전형 다음으로 높은 전형이다. 올해는 6장의 카드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소신지원, 적정 및 안정지원, 하향지원이 뚜렷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해 경쟁률보다 하락하게 될 것이다.

3. 충원합격의 희망이 있을까

충원합격 필수 등록의 영향으로 소신지원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충원합격자가 등록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충원합격 통보만으로도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올해는 지원 횟수 제한과 더불어 충원합격 필수 등록으로 지원전략을 짜는 데 무척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혹시 모를 불안감으로 어느 한 곳에 합격을 위한 안정 또는 하향지원을 할 경우 덜컥 최초합격을 하거나 지원한 나머지 대학에 모두 불합격한 상태에서 충원합격 통지를 받게 되면 후회가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안정지원과 하향지원을 할 경우에는 자신의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모의평가 성적이 정시에 지원 가능한지를 따진 다음 이 기준에 의해 수시모집에서 6장의 카드를 소신지원, 적정 및 안정지원, 하향지원에 어떻게 사용할지 판단해야 한다. 즉 6월 전국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 및 학과가 바로 적정 또는 안정지원에 해당된다. 소신지원과 하향지원의 기준으로 활용하면 6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거나 그렇지 못해도 절대 쓸모없는 카드는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에 처음 실시한 충원합격에서 정시 선발인원이 감소하고 자기 성적의 전국 위치가 불명확하다 보니 정시에 대한 위험 부담을 버리고자 정시에서도 충분히 희망대학 및 학과에 합격 가능한 인원이 수시 충원합격으로 등록함으로써 정시에서 서울 주요대학 상위학과의 합격선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심리적 부담과 정시 예측 오류로 인해 생긴 현상인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수험생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올해 수험생들은 명석한 두뇌로 이를 헤쳐 나가야 한다.

올해 충원합격 필수 등록은 지난해와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수시모집 실질 선발비율을 추정해 봤더니 최초 수시 선발인원을 기준으로 평균 80%였다. 올해 수시에서 얼마만큼 충원할 수 있을지는 충원합격 필수 등록의 영향이 더 크며, 87% 이내로 파악할 수 있다.

4. 수시에 지원하는 대학·학과, 정시서도 가능할까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이 상위권 수험생들이 세운 지원전략을 따라가는 잘못을 저지르는 현상이 매우 많이 나타난다. 또한 입시설명회나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수시모집 지원은 상향지원이란 공식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상을 그대로 따르는 수험생들이 상당한 숫자다.

최상위권과 상위권 수험생들은 적정지원이나 안정지원으로 후회를 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중상위권 이하 중위권 수험생들은 소신지원이란 이름의 상향지원으로 수시모집에 실패한 후 정시모집 지원에서도 한 숨을 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중위권이나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상향지원의 유혹을 올해는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서울 및 수도권 대학들이 실시하는 논술전형이 지역대학에서는 경북대 AAT전형 외 교과성적(학생부)우수 전형, 일부 국립대와 교육대학 그리고 일부 사립대의 입학사정관 전형, 특기자 전형 유형의 자기추천전형이 있다. 이 모든 전형은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매우 높은 전형으로, 6장의 카드를 수능 최저학력 기준 3~4등급 내외의 전형에 지원한다면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능을 포기하지 말고 1~2개 영역에서는 3~4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교과성적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면접은 수능 공부가 바로 면접 공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교과성적에 맞춰 지원하거나, 자신이 있다면 소신지원과 안정지원을 적절히 섞어 지원전략을 세우기 바란다. 혹시 수시모집에서 합격하지 못해도 정시라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좀 더 여유 있게 6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5. 잊어선 안 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전형이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낮은 대학의 전형은 6장의 카드를 사용하기에도 부족하므로 집중 지원 대상이 되며,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지기 어렵다. 충원합격을 노린다면 우선 경쟁률이 관건이며, 그 다음이 지원자들 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은 대학이나 학과, 또는 대학 내 학과 간 차등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자신의 6월 모의평가와 시도 교육청 모의평가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후 지원전략을 짠다면 의외로 충원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동욱 포항여자전자고 교사

포털사이트 다음에‘대입전략’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대입상담교사 및 대표강사, 경북대 입학상담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