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입시의 시작은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지만 실제로 대학 합격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은 6월 수능 모의평가 이후 시작된다. 수험생활이 힘든 것은 매운 것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너무 매운 것을 이겨내는 여름방학을 보낸다면 입시 결과가 거의 마무리 돼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는 겨울방학은 신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을 꿈꾸며, 여름 방학을 신(辛)나게 보내 대학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진 최성욱 기자>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관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모의평가는 출제범위가 전영역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현재 자신의 전국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성적의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2013학년도 수능 시험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며, 본인의 성적 분석을 통해 수시와 정시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됐을 것이며, 수능 문제에 대한 EBS와의 연계성을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6월 모의평가 이후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9월 모의평가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며,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미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서 식상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시기이기에 다시 한 번 내용을 반복하기로 한다.

여름방학은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수능 이전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다.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여름방학은 오롯이 수험생이 자신의 책임 아래 쓸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것을 명심하고, 꼼꼼하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첫째,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시간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방학 기간에는 학습의 포인트를 영역별 주요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에 둬야 한다. 같은 유형의 문제가 출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다. 문제풀이에만 익숙한 학생의 경우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오지만 실제 수능 시험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얻어 실망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요 개념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친구들이 문제풀이에 집중한다고 무조건 본인도 기본개념의 이해를 도외시한 채 문제풀이에 집중한다면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둘째, 여름방학 동안 학교에서 진행하는 보충학습에 참가하는 것이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른 아침부터 진행되는 여름방학 보충학습은 계획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철저한 복습이 병행된다면 만족할 만한 성적 향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수업은 듣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이 있는데, 원인을 찾아보면 제대로 복습을 하지 않아서 일 때가 많다. 복습이 동반되지 않는 수업은 수업하는 교사만 공부하고 마는 결과를 낳는다.

셋째, 꼼꼼한 학업 계획과 철저한 실천을 위해 자기만의 스터디 플래너를 만드는 여름방학이 돼야 한다. 이를테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스터디 플래너를 만들어 일간 공부 계획량, 주간 학습목표와 함께 실천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고 난 후, 계획대로 실행한 것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지워지는 것들이 늘어날 때 느껴지는 보람은 힘든 공부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주의할 것은 토요일 전면 휴무제로 예년에 비해 여름방학 기간이 상당히 짧아졌다는 것이다. 학업 목표량을 못 채웠을 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계획서에 여백을 만드는 지혜도 필요하다.

대학 입시 준비는 이렇게

대학 입시는 원서 접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름방학 기간은 다양한 입시 유형을 본인에게 맞는 입시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입시 유형에 따른 준비기간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3학년 1학기 성적이 확정되고, 6월 모의평가 성적이 발표되고, 모의평가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그동안 대학들끼리의 눈치 보기로 인해 확정되지 않았던 입시요강이 발표되는 등 본격적인 입시 시즌이 전개되는 시점은 여름방학 시작 전후다. 여름방학과 함께 시작되는 입시 시즌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과정과 유의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름방학은 본인의 성적(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을 정확히 분석해서 선택을 하는 기로에 선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막연히 수능에서 성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며, 가고 싶은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대학으로 착각해 대입에서 실패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3월 학력평가 성적과 6월 모의평가 성적을 비교했을 때 계속 오르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실제 수능에서 모의평가 때보다 잘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성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하고 난 후 지원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내신 성적에 의해 지원대학을 결정하기보다 본인의 실력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객관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부 중심, 논술 중심, 입학사정관제 전형, 적성고사, 면접 중심, 특기자 전형 등 다양한 대학별 고사의 길을 찾는 여름방학이 돼야 한다.

둘째, 대학별 고사에서 서류가 필요한 전형에 지원할 예정인 학생은 방학 때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본인의 성적 및 준비사항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면서 자기소개서의 대략적인 형태를 작성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8월 20일을 전후로 개학하는데 반해 8월 16일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서울대 입시일정을 고려할 때, 자기소개서 등 서류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년도에 비해 확대되는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기 위한 서류 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방학 중에 준비해야 한다. 상당수 대학들이 9월이 돼야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고 해서 서류준비 기간이 늘었다고 할 수 없다. 필자의 제자에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본인의 장점 100가지 쓰기, 단점 30가지 쓰기, 극복노력 10가지 쓰기 등의 준비단계를 거치게 한 결과 연세대에 합격할 수 있었는데, 모두 여름 방학 때 했던 것이다.

셋째, 여름방학 기간을 올해에 바뀐 입시제도에 대해 미리 파악해서 대비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만의 별도 지원기간을 없애고 원서 접수 기간을 1, 2차로 통일한 점과 수시 지원을 6회 이내로 제한한 것, 수시에 추가로 합격이 되는 경우에도 정시에 지원이 불가하다는 것 등이 바뀐 입시제도의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수시 지원 6회 제한과 더불어 수시 추가 합격생의 정시 지원 불가 제도로 인해 정시의 경쟁률 및 합격 성적이 높아질 수 있음을 고려해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논술 중심 전형의 경우 수능 우선선발 대학의 증가 등 수능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여름은 더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수험생들에게 여름은 심신을 지치게 할 가능성이 높은 계절이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한다. 가을 날 풍성한 결실을 얻기 위해 뜨거운 여름날, 뙤약볕 아래에서 흘리는 땀은 결코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여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일구는 땀을 흘리는 시간이 돼 여러분이 가장 큰 것을 이루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박재준 서울 명지고 교사

서울진학협의회 3지역 회장,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진학지도지원단, 서울과학기술대·한양대 등의 입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