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전공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시계를 만들었다.<사진제공.인제대 홍보실>

"아무리 화려한 스펙, 활동과 경력이 있더라도 지원 학과와
진로의 연관성이 희미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짧은 시간에 전공학과를 결정해 준비할 수 있는 전형이 아니다. 뚜렷한 진로 설정과 함께 구체적 준비와 노력이 필수 조건이다. 지원 학과를 선택한 동기 및 전공학과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학업 계획,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 평가에서도 진로목표와 진로에 대한 의지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지원 동기가 구체적이고 명확한지, 지원 관련 분야에 흥미와 열정을 갖고 꾸준히 노력했는지,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한 경험이 있는지, 특별활동과 독서가 모집단위와 관련성이 있는지, 삶의 목표 설정이 명확한지, 졸업 후 진로목표 설정이 구체화 돼 있는지, 모집단위 지원에 대한 노력과 진학 의지가 지속적이고 분명한지 등이 세부 평가지표다.

아무리 화려한 스펙, 활동과 경력이 있더라도 지원 학과 및 진로와 연관성이 희미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입학사정관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노력한 활동 과정을 토대로 지원자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도 학생들의 진로활동을 강조하고 있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개척능력을 키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자신의 진로 설정을 위한 방법은

진로설정에 앞서 자기 이해, 자기 성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자기 이해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커리어넷 심리검사,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 심리검사,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유형지표) 검사,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검사, 4MAT 테스트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다양한 독서활동, 교내외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한 진로탐색, 대학 학과정보탐색, 직업체험 등이 필요하다. 미래의 직업세계(www.career.go.kr)의 학과 인터뷰와 직업인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대학의 커리큘럼에 대한 정보와 학과사전을 활용해보는 것도 진로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서류 평가와 면접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재학 중 꾸준한 경험을 쌓고 각종 서류를 확인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에듀팟 시스템(edupot.go.kr)과 독서지원시스템(reading.go.kr)을 활용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이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을 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더불어 대학에서 진행하는 입학사정관 전형 캠프와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구체적인 평가내용과 방법, 합격자의 성적 및 스펙 등 입시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합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선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일부 대학은 고교 1?3학년 수험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평가방법 등을 미리 체험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 전형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런 캠프를 여는 대학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대학에 따라 전공체험, 모의면접이나 심리검사를 통한 적성·진로 점검 및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 작성법에 관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모의면접의 경우 입학사정관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사전 연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고, 면접에 앞서 예상 질문을 뽑아보고 답변을 연습해 봄으로써 실전에 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진로적성 특강은 단순한 진학지도나 입시설명회가 아니라 고교생들에게 대학 전공에 대한 강의를 통해 교양 및 기초소양을 쌓게 하고 실질적인 진로, 적성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나, 입학사정관제 홈페이지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탐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선배가 들려주는 입학사정관제 상담게시판(uao.kcue.or.kr)을 오픈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합격한 선배들에게 직접 자문과 상담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위해 스스로 찾아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로 설정이 입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는 학교생활 충실형, 역경 극복형, 진로 탐색형으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합격자들의 공통점은 주어진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고 자신의 진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학생들이란 점이다.

합격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잘 할 수 있고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경험과 노력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노력들은 해온 학생들이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질문해온 학생들이다.

진로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고, 학생 스스로의 열정과 지적 호기심에 의해 얻은 성취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들, 그리고 삶의 과정에서 겪었던 본인의 정신적 성장에 영향을 미친 진솔한 경험들을 입학사정관은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전형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 교과영역을 성실히 이수해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지적,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진로활동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자기 주도적 습관이 몸에 배도록 익혀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학생의 인지능력뿐만 아니라 정의(情意)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학업과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따뜻한 인성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며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갔으면 한다.

박종필 순천 강남여고 진로진학상담부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파견교사를 지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입학사정관제 연구위원, EBS 온라인 대입상담실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