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모의면접, 체험행사 등 입학사정관 전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대가 지난 7월 부산시내 고등학생을 초청해 진행한 입학사정관제 체험행사 모습.

입학사정관 전형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엔 대학마다 각각의 특징도, 입학사정관이 전형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르다. 막연히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해야지…’라는 생각만 갖고는 전략을 세우기 힘든 이유도 그래서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입학사정관은 몇 명인지, 면접내용은 무엇인지 등 사전에 다양한 정보를 알아두면 맞춤전략을 세울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필요한 요소들이 각 심사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 입학사정관들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지 부산대와 한국외대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부산대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지역거점 국립대가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한국외대는 올해 처음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1단계 탈락? 역전 기회 노리자
   부산대는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인 ‘효원인재 전형’으로 91명을 선발한다. 부산대에는 전임 입학사정관으로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3명은 대학강사, 조교 등으로 일했고 2명은 고교교사로 10년 이상 재직했으며, 6명은 부산대 퇴임교수다.

    1단계 심사에서 학생부 교과영역 40%, 비교과영역 60%를 반영해 선발한다. 자기소개서, 추천서는 면접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창수 책임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고교활동을 토대로 강점이 잘 드러나도록 진솔하게 작성하면 된다”고 말한다. 추천서는 학교 선생님들이 작성하는데, 온정주의에 흐르지 않고 객관적인 추천서를 원한다고. 1단계 평가에서는 모집단위별 맞춤선발을 한다. 모집단위 특성을 살리기 때문에 평가에 반영되는 교과 및 비교과 영역·비중이 차이가 있다. 

   1단계에서 탈락했다고 낙심하지 말자. 부산대는 교과·비교과에서 탁월하지만 1단계에서 떨어진 학생들에게 2단계 절차에 응할 기회를 주는 ‘입학사정관 추천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2단계 평가는 1단계 평가 점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입학사정관 추천제를 통해 올라온 이들도 1단계 합격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면접을 본다. 2단계 심사는 3개 패널로 구성된다. 1패널은 인성·적성, 2패널은 발전가능성, 3패널은 전공수학능력을 심사한다. 각 패널당 2명의 입학사정관이 면접을 본다. 1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6명의 사정관이 40분 정도 심사한다.

발전가능성 평가에서 주된 심사요소는 ‘독서활동’이다.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의 경우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찾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즐기는 모습에서 대학이 필요로 하는 발전가능성과 수학능력을 찾을 수 있다.” 이창수 사정관의 설명이다.

    심층면접에선 꾸준하게 실력을 쌓으면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꿈을 갖고 있다면 적극 알리는 게 좋다.

학업 열정 보이고, 상식 알아둬야
    한국외국어대는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리더십 및 사회통합, 자기추천자, 경인지역인재, 글로벌인재, U- PEACE 국제전문가 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시행해 674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은 규모를 자랑한다. 8명의 전임 입학사정관과 함께 교수들로 구성된 내부 위촉사정관, 100여명의 외부 위촉사정관이 평가 과정에 투입된다.

    외부 위촉사정관은 전직 총장, CEO 등 교육계, 언론계, 전현직 대사 등이다. 외부 위촉사정관과 전임 사정관이 인적성 평가를, 내부 위촉사정관이 전공 평가를 담당한다. 전형에 따라 1단계에서 심사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다. 글로벌인재 전형은 1단계에서 외국어공인성적, 자기소개서를 평가하고 U-PEACE 전형은 논술(50%)과 심층면접(50%)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리더십 및 사회통합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를 100% 반영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40%)와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20%), 심층면접(40%) 결과를 평가해 합격자를 뽑는다. 자기소개서는 직접 써야 하고, 학업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정보 하나. 면접에서는 해당 나이또래에서 알고 있어야할 상식과 시사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평소 신문 등을 보면서 지식을 쌓도록 하자. 무엇보다 “지망동기를 뚜렷하게 설명해 평가자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유연창 입학사정관실 실장은 말한다.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려면 어학실력이 뛰어나야 하나요?” 수험생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물론 U-PEACE, 글로벌인재 전형 등 외국어 특기자 및 국제학부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에선 어학능력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그러나 나머지 전형에서 어학실력은 따로 평가하지 않는다. 유연창 실장은 “단순히 붙고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기에 앞서 나에게 맞는 대학, 학과를 찾는 과정의 하나로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나의 능력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입학사정관 전형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김유정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