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가 지난 6월 9일 가톨릭대에서 개최한 수시지원전략설명회에서 한 수험생이 강연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 최성욱 기자>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8월 16일부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2013학년도 대학 입시의 시작이다. 올해 수시모집이 그 어느 해보다 예측 불가능한 입시가 될 것이라는 데에 전문가들 의견이 일치한다. 무엇보다 수시 지원횟수가 6번으로 제한된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진학지도를 해온 베테랑 진학교사들은 올해 수시모집의 가장 큰 변수로 주저 없이 수시 지원횟수 6회 제한을 꼽았다. 예전처럼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지원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도 이미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남태영 인천 명신여고 진로진학상담부장은 “상위권 대학에 한 곳 정도 넣어보자고 해도 과거와 달리 학생들이 선뜻 응하지 않는다. 한 번의 기회라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전했다. 김장업 서울 영훈고 진로진학지도부장은 “수시 지원 6회 제한은 지방학생들의 지원횟수 증가와 서울 및 수도권지역 학생들의 수시 지원횟수 감소로 이어져 학생부 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쟁률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정철 서울 환일고 진학상담부장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이 강점 있는 전형 유형에 집중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한다. 조효완 서울과기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이것저것 짬뽕 식으로 안 된다.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한 전형에만 원서를 넣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두 개 정도 골라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수능, 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 전형요소에 따라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6장의 카드는 어떻게 배분해야 할까. 황윤식 서울 휘경여고 진학기획부장은 “수능 전과 후로 적절하게 배분하고 상향, 적정, 안정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수능 전에는 상향지원, 수능 후에는 안정지원을 고려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황 부장은 “수시 합격을 생각하고 있다면 수시 1차에 4~5회, 2차에서 1~2회 지원하는 것이 좋고, 정시의 경쟁력이 강하다면 수시 1차에 1~2회, 2차에 4~5회를 염두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권 전국진학지도협의회장(서울 대진고 창의교육부장)은 “두세 개는 적정지원, 나머지 두세 개는 한 단계, 두 단계 상향 지원해야 한다. 여기서 한 단계의 의미는 대학이 아니라 학과 서열이다”라고 강조했다. “상향 지원은 대학 내에서 학과를 높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태우 제주제일고 교사는 “상향 2~3곳, 적정 2~3곳, 안정 1~2곳 정도를 고르고 난 다음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분석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 지원전략을 짤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수능 시험이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연구부장은 “수시는 내신 위주로 알고 있는데, 최저학력 기준도 있고 우선선발 기준도 있기 때문에 알고 보면 수능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 수능을 고려해서 최저학력 기준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성권 회장도 “학생부 중심 전형이나 입학사정관 전형도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정시까지도 전략을 세우려면 수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조복희 서울 혜성여고 교사는 “수시 지원전략의 기본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학과 선택은 자신의 진로희망을 기준으로 하되 대학 선택의 기준은 학생부 교과 성적이 아니라 모의고사 성적에 바탕을 둔 자신의 예상 수능 성적과 전형요소에 대한 준비 정도”라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