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중심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부과 여부다. 상위권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기 때문에 수능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경우에는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논술에 대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사진제공. 경희대 문화홍보처>

201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논술을 치루는 대학은 인문사회계열 27개교, 자연계열 26개교로, 모집인원은 1만4천875명이다. 2012학년도 논술전형의 경우 적게는 20대 1에서 많게는 15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논술중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대부분이 상위권 대학들이다. 과거 수시 지원의 제한이 없었을 때에는 너도나도 논술로 대학을 가보자고 생각해 경쟁률이 매우 높았는데, 그 중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많은 허수의 지원자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50% 정도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과연 지원자들 중 얼마나 일반선발의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할까? A대학의 경우 논술전형의 경쟁률은 54대 1이었다. 그런데 모집 정원의 60% 정도를 선발하는 우선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만족하는 학생들의 경쟁률은 약 11대 1 정도였고, 일반선발의 경쟁률은 66대 1이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A대학의 지원자 중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의 비율은 지원자의 50%정도임을 알 수 있다.

올해는 수시 지원 횟수 제한으로 인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밑도는 허수지원은 많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차례의 모의 수능고사로 충분히 자신의 실력을 객관화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되는 지원자는 많이 줄어들겠지만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인한 실질 경쟁률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논술고사 유형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논술고사의 유형 및 출제 경향은

최근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을 보면 대학별 특성이 정형화되고 있다. 이는 대학별로 출제유형에 맞춰 준비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대의 요약·논리추론 유형, 한국외대의 영어 제시문 활용, 한양대(상경계열)의 수리논술 문항 출제, 가톨릭대의 인문혼합형인 자연계 논술문제 유형 등 대학의 특성이 반영된 논술 출제경향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편 이화여대는 자연계 논술에서 과학논술을 폐지하고 수리논술만 3문항 출제, 고려대는 고사시간을 100분으로 20분 축소, 경기대는 수시 2차에서만 실시하는 등 변경 사항도 확인해야 한다.

이와 같이 출제유형, 경향, 문항 수, 시험시간 등에서 대학별 논술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에 기출문제와 예시 문항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해 지원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학생부의 영향력은 얼마나

서울 주요대학 논술전형(일반선발)에서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를 살펴보면, 경희대는 600점 만점에 4등급까지 6점, 5등급부터 9점 차이가 나며, 서울시립대는 450점 만점에 5등급까지 5점, 한국외대는 500점 만점에 5등급까지 3.75점 차이가 난다. 단, 이화여대는 학생부 500점 만점에 3등급 20점, 5등급 60점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다소 반영비율이 높다.

따라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할 때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를 상위 등급(1~4등급)에서는 적게, 하위 등급(5등급 이하)에서는 크게 산정하기 때문에 4등급 이내에서의 학생부 영향력은 매우 작다. 또한 논술고사의 경우 기본 점수를 주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4등급 이내의 학생이면서 꾸준히 지망 대학의 논술 고사를 준비한 학생이라면 학생부 교과 성적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 수 있다.

서강대(우선선발) 합격생의 평균 교과 성적은 2~3등급이었지만, 4~5등급의 학생도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논술의 변별력이 높고, 학생부의 영향력은 낮았다. 연세대도 내신 성적이 3~4등급 정도 돼도 합격이 가능한 전형이며, 고려대도 일반전형의 전체 경쟁률은 상당히 높지만 논술고사 비중이 크기 때문에 우선선발은 내신 3~4등급, 일반선발은 내신 2~3등급도 합격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우선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수능 최저학력 기준만 통과되면 합격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 중위권 대학들은 논제가 까다롭지 않아 편차가 작고 변별력이 떨어진다. 또한 학생부 성적의 반영비중이 상위권 대학에 비해 높아서 학생부의 영향력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부의 경쟁력을 고려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원 시 유의사항은

논술 중심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부과 여부다. 2012년 수시모집에서 한양대 일반전형 인문계의 단순경쟁률을 살펴보면 107.78대 1이었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한 실질경쟁률을 보면 일반선발은 34.26대 1, 우선선발은 7.59대 1이었다. 자연계열의 경우는 단순경쟁률이 75.37대 1이었지만 실질경쟁률은 일반선발이 13.91대 1, 우선선발은 1.35대 1이었다. 자연계열의 경우 우선선발 조건을 충족시킨 학생은 거의 합격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논술전형에 응시한 학생들은 논술 준비도 중요하지만 높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을 위해 수능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한편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부여되지 않은 경우에는 경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논술에 대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화여대 일반전형 우선선발(모집인원의 50%), 경희대 우선선발(모집인원의 30%), 가톨릭대, 단국대 등은 논술에 대한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논술 준비는 각 대학의 유형이나 지원한 모집단위별로 달리 해야 하며,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학문제 풀이를 통한 준비, 과학논술의 과목별 출제와 통합여부를 확인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문계열은 일반적으로 사회통합 논술이 출제되지만 외국어를 포함하거나 상경·사회계열의 경우 수리논술이 출제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계열 특성에 따라 논술 출제 영역을 달리 하므로 대학 홈페이지 논술가이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원서 접수가 대부분 수능 이전에 이뤄지고 수시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되기 때문에 자신의 논술 준비 상태와 예상 수능 등급을 감안해 소신, 적정, 안정 대학을 구분하고 전형 일자를 고려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일권 대광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