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는 수시모집 지원에 횟수 제한이 없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원하는 대학에 마음껏 지원했지만 올해부터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됐기 때문에 학생부 내신 등급과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가능성을 고려해 수시 지원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학생부 내신 1등급 대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인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에 소신 지원하므로 수시 경쟁률이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값등록금으로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와 수시 통합전형으로 여러 번의 지원 효과를 주는 중앙대가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세대 수시모집 우선선발의 경우 인문계는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 미선발 인원이 있을 경우 언어·수리·외국어 합4로 선발했으며, 자연계는 수리 ‘가’와 과학탐구 모두 1등급, 미선발 인원이 있을 경우 수리‘가’와 과학탐구 합3으로 선발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1차에 558명, 2차에 183명을 충원했으며, 진리자유 전형은 112명, 일반전형은 181명, 300명을 선발하는 과학인재 전형은 343명, 글로벌리더전형은 108명을 충원한 것으로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올해는 더 많은 인원의 충원이 예상되므로 미선발 인원이 있을 경우 최저학력 기준에 해당되는 학생들은 연세대에 소신지원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지난 7월 "2013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한 여고생이 울산과학기술대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최성욱 기자>

내신2~3등급의 선택

학생부 내신 2~3등급 대의 중상위권 학생이 지원하는 중위권 이하의 대학의 경우에는 수시 6회 제한과 안정, 적정 지원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낮은 경쟁률이 예상되므로 추가합격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난해에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 중에서 50% 이상이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수시 1차에 합격한 것을 만족하고 수시 2차의 일반전형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이 20~30% 정도인 것을 감안해보면 서울 수도권 중위권 대학의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합격자로 충원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따라서 먼저 수능 1~3개영역을 EBS 교재를 중심으로 학습해 9월 4일 모의수능 가채점 결과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저학력 기준이 충족됐을 때 EBSi나 꿀맛닷컴 사이트에서 논술 첨삭을 받으며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도록 한다.

학생부 내신 3~4등급 대의 중위권 학생들은 수능 성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지난 6월 13일 삼성의 신입사원 중 ‘지방대 출신 35% 선발‘ 기사를 참고해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에도 지원하고, 지방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방 국립대학 중에는 최저학력 기준도 3~6등급대로 생각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재학 중 부담 없이 해외 유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해외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있으므로 뜻있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신4~6등급, 어떻게 할까

학생부 내신 4~6등급 사이의 학생들 중 3만여 명이 2학년 초부터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적성평가고사 문제를 수만 문제를 풀어서 달인에 가까운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짧은 시간 동안 적성평가고사를 준비해 그 학생들을 능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오히려 그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을 지원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전략이다.

즉, 자연계 학생들은 1개 3등급(가톨릭대, 세종대), 2개 합7등급(한국외대 글로벌, 한국기술교대), 2개 백분위 평균 75%(경기대), 수리·외국어·과학탐구 평균 4등급(강원대) 등을 요구하는 대학을 목표로 준비하도록 하고, 인문계 학생들은 2개 백분위 평균 77%(경기대), 언어·수리·외국어 2개 합6(세종대, 한국외대 글로벌), 언어+외국어/탐구 2개 합7(한국기술교대) 등을 요구하는 대학을 목표로 준비하도록 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는 학생부 내신을 무시하고 비교과와 서류의 우수성을 갖고 지원하려는 학생과, 학생부 내신은 우수하지만 비교과나 서류가 부족해 지원을 망설이는 학생을 볼 수 있다.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는 전공적합성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대학의 교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전자의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할 경우에는 어려운 전공 공부를 할 때 한계를 보이는 학생들이 나타날 수 있고 직접 지도하시는 교수님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결국 학생부가 우수한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난 다음 전자의 비교과가 우수한 학생을 뒤이어 선발하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학생부가 우수한 학생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적극 지원하도록 한다.   

올해도 대학들 간에 경쟁으로 인해 입시요강의 발표가 늦어져 대부분의 수험 자료집이 명확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반드시 지원할 대학의 입시요강을 확인하고 담임교사나 진학전문가와 상담을 한 다음 수시 지원을 결정하는 것 바람직하다.   

김용택 서울 광영고 교사
진학지도부장을 지냈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EBS 대표강사,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상담교사, 가톨릭대·동국대·숙명여대·인하대·한국외대 등 여러 대학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