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섭 숙명여대 교수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대폭 확대됐다. 이미 원서를 접수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9~10월에 집중적으로 실시되는 면접이다. 서울소재 A대학의 경우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면접으로 당락이 뒤바뀐 인원이 무려 50% 이상이었다.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호섭 숙명여대 교수(사진)는 “1단계에서 2배수, 3배수에 든 학생들의 1단계 성적 차이가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면접에서 최종 판가름이 난다고 할 수 있다. 내신 성적이 낮은데도 합격했다면 면접에서 확실한 메시지를 준 경우”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특히 “면접관이 요구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물어보는 것에 대해 보여주는 것, 이것이 면접의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 대학에 따라 면접유형은 어떻게 다른가.

“가톨릭대, 건국대, 동국대, 숭실대 등이 집단면접을 보는데 대다수 대학은 개별면접 방식을 취하고 있다. 면접은 방식에 따라 일반소양 면접, 서류 확인 면접, 쪽지시험 및 구술시험 중심의 면접, 기타 역량 평가를 위한 심층면접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2가지 이상의 유형을 혼합하는 게 보통이다. 심층면접은 과제수행형, 질의응답 및 대화형, 혼합형으로 나눌 수 있다. 과제수행은 유형에 따라 에세이 또는 논술 작성형, 토론형, 발표형, 프로젝트 수행형, 실험실습형, 수업 또는 특강 이후 평가 등의 유형을 다양하게 조합한다.”

△ 면접에서는 주로 어떤 것을 묻나.

“서류에 대한 확인 절차는 꼭 들어간다. 학생부 기재사항이나 자기소개서 내용은 반드시 숙지하고 들어가야 한다. 남이 써 준 자기소개서는 들통 나게 마련이다. 두 번, 세 번 반복적으로 물으면 답을 못하더라.

올해부터는 인·적성 부분, 특히 인성을 강조한다. 도덕성이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 경험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는데, 실제 어떤 일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과거 경험을 통해 역량이나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 하나 추가되는 게 수도권 대학은 과제 수행을 많이 한다.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과 결과를 같이 보면서 전공적합성, 학업능력 등을 평가한다. 서류에 대한 확인, 인·적성, 과제 수행. 이 세 가지가 입학사정관 면접에서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보려고 하는 부분이다.”

                          ● 면접 들어가기 전에 숙지해야 할 내용은
                               - 제출한 서류 내용
                               - 지원한 대학과 전공에 대한 내용
                               - 왜? 지원했는가
                               - 전형유형에서 특별히 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 기타 면접의 스타일을 파악

△ 평가항목이나 요소는.

“기본적으로 서류에 대한 확인, 인·적성, 역량 이렇게 나눈다. 특별전형 형태, 즉 리더십이라든지 글로벌 역량 등으로 구체화된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 역량과 관련된 과제 수행에 포인트가 맞춰진다. 일반전형 비슷하게 지원자격이 포괄적일 경우 테스트 자체가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다. 입학사정관 전형 규모가 늘면서 일반학생 전형이 조금씩 추가됐는데, 대학에서 원하는 것은 이 학과에 왜 지원했나, 조금 더 나간다면 우리 대학에 관심이 있느냐. 하나 더 나간다면 선택한 전형에 얼마나 적합하냐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를 중심으로 자기 이야기로 연결시킬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 면접 준비는 왜 필요한가.

“면접은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다. 이 사람이 주고자 하는 것을 전달받기 위해 면접관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면접관이 어떤 자극이나 정보를 줬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자기가 준비한 내용을 쏟아놓고 나와서 면접 잘 했다, 이건 아니다. 면접관이 물어보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물어보는 내용에 맞는 답을 해야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 의사소통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서로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파악되는 내용을 좀 더 신뢰할 수 있게 되고, 학생에 대해 좋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면접은 대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으면 한다.”

△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실제 면접을 해보면 내용은 좋은데 표현을 잘 못하는 친구가 있다. 면접이라는 것이 자기가 생각하고 고민한 부분을 풀어가야 되는 것이 때문에 어색하고 쑥스럽더라도 남들 앞에서 얘기하고 코멘트를 듣고, 이런 것을 직접 해봐야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 가능하면 선생님과 모의면접을 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자기 자신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을 부모님이든 친구든 누가 됐든 얘기를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 주장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질문하더라도 2차, 3차에 걸쳐 얘기할 수 있게 되면 면접 상황에서도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느냐. 자기소개서에 이미 있는 내용만 외워서 들어가면 다른 질문에는 당황하게 되고 말을 잘 못하게 된다. 원서를 낸 학교에서 공개하고 있는 모의면접 문제라든가 면접의 절차와 단계, 예를 들면 1단계는 서류면접이고 2단계는 과제수행 면접이라고 하면 여기서는 뭘 해야겠구나, 뭘 물어 보겠구나 이런 정보를 갖고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 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나 감점 요인은.

“꼭 기억할 게, 물어보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질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자 하는 내용이 캐치가 안 되면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다. 얘기하다 보면 전공적합성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자기가 아는 것과 실제 전공교수가 얘기하는 것이 다를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당황해서 반복적으로 자기 주장만 계속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항상 반대 질문이나 논거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대화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될 수 있다. 면접관은 내가 이렇게 물어봤을 때 이 친구가 어떻게 답을 할까, 그런 입장에서 질문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섞어보는 게 면접 준비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권형진 기자 jinny@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