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나 노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기업 활동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노무사의 일자리 전망이 좀 더 밝은 편이다.  <사진제공. 동국대 홍보실>

우리나라에는 총 몇 개의 직업이 있을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들을 가장 광범위하게 조사한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2011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약 1만2천여 개의 직업이 존재한다. 더 정확하게는 직업 명칭을 기준으로 1만1천655개가 『한국직업사전』에 수록돼 있다. 이처럼 수많은 직업들 중에는 영화감독과 촬영감독처럼 서로 짝꿍처럼 협력하는 직업들도 있고,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처럼 질병의 정확한 진단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일하지만 일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직업들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직업들은 이름은 비슷한데 하는 일은 다른, 그러나 깊이 파헤쳐보면 결국 공통분모로 묶이는 직업들에 해당한다.

법무사와 노무사.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직업들. ‘무사’라고 해서 칼과 무술을 사용하는 직업은 절대 아니다. 여기서 ‘무사(務士)’는 힘써 일(업무)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법무사는 그 대상이 법(法), 노무사는 그 대상이 노(勞), 즉 노동과 관련된 것을 말한다. 정리하면 법무사는 법과 관련된 여러 업무를 하는 사람이고, 노무사는 노동과 관련된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센스 있는 사람이라면 ‘혹시 다른 무사는 없을까?’ 궁금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업에 관심이 좀 있으면 ‘세무사는 세금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를 보조하는 업무를 하겠구나’ 정도는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할까요

그럼, 본격적으로 법무사와 노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법무사는 일반 사람들이 직접 해결하기 번거로운 법적인 업무, 즉 등기사건, 공탁사건, 민사사건, 출생과 혼인 같은 가족관계 등록 문제 등을 대신 수행하는 업무를 한다. 이때 서류를 작성하고 법원이나 검찰청에 제출하는 업무를 하고, 등기 및 공탁사건의 경우 신청 대리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등기업무는 법무사의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중에서도 부동산등기 업무가 많은 편이다.

법무사가 하는 공탁업무란,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돈을 갚아야 하는데 갚지 못했을 때 빌린 돈의 원금과 이자를 법원의 공탁소에 맡기는 일과, 의뢰인을 대리해 그와 관련된 제출서류를 작성하고 해당 기관에 제출, 수속절차를 대행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외에도 법무사는 가압류, 가처분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해 주는 등 민사 관련 신청서류를 작성해 준다. 또 변호사를 거치지 않고 사건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벌일 때 사건 의뢰인 대신 소장이나 답변서, 고소·고발장을 작성한다.

노무사는 근로자와 사업주(사용자) 간의 분쟁을 예방하고 조정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일에 기여한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임금차별, 부당해고, 차별대우, 임금체불 같은 노동사건을 대신 해결해주기도 하고,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와의 문제를 중재하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노무사는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서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들은 노동문제 전반에 대한 사항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하며, 근로자의 채용에서 퇴직까지의 모든 법률문제를 담당하는 노사관계 전문가다. 이외에도 기업 내의 고용, 임금, 근로시간, 직무평가, 인사고과, 안전보건, 후생복지 등의 문제들을 컨설팅하고, 기업과 근로자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 강의 활동을 하기도 한다.

법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무사 또는 노무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해당 자격을 갖춰야 한다. 우선 법무사는 법원행정처에서 시행하는 법무사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법무사 시험은 일반 응시자와 경력을 가진 응시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법원이나 검찰 혹은 마약수사 관련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경우 일부 시험이 면제된다(1차 시험 면제 및 2차 시험 일부 과목 면제). 법무사 시험은 1차 객관식 필기시험(헌법, 상법, 민법,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민사집행법, 상업등기법 및 비송사건 절차법, 부동산등기법, 공탁법)과 2차 주관식 필기시험(민법, 형법,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민사사건 관련 서류의 작성, 부동산등기법, 등기신청서류의 작성), 3차 면접시험 등의 순서로 치러진다.

법무사 시험 합격 후나 기타 법무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법무사로서 업무를 하고자 할 때에는 연수교육을 마친 후 협회에 등록해야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법무사는 일반적으로 법무사 사무소를 개설하거나 기업의 법무팀이나 법률 관련 부서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 업무의 특성상, 법학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흔히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시험에 많이 응시하고, 일반 사설학원에 사법시험이나 법무사시험을 위한 강의가 많이 개설돼 있다. 

노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노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 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공인노무사 국가공인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시험은 1차 객관식시험, 2차 논술시험, 3차 면접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1차 시험과목은 노동법, 민법, 사회보험법 등이고, 영어 과목은 영어능력 검정시험(TOEFL, TOEIC, TEPS 등)으로 대체한다. 2차 시험은 노동법, 인사노무관리론, 행정쟁송법 등을 치른다. 2차 시험에 합격하면 국가관과 전문지식 등을 평가하는 3차 면접시험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험에 합격하고 난 후에는 지방노동사무소, 노동위원회 혹은 노무법인, 합동사무소나 개인사무소 등에서 약 6개월 정도의 실무수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노무사는 법률에 근거해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해야 하므로,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에서 법학, 경영학, 경제학 등을 전공하면 자격시험을 치르고 일을 하는 데 유리하다. 더불어 노무사에게는 근로자와 사업주(사용자)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과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

기업과 근로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 근로조건 개선, 산업 발전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노무사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로 개인사무소를 개업하거나 노무법인 등에서 근무한다. 현재 약 300여개의 개인사무소와 500여개의 노무법인이 있고, 이 두 영역에서 근무하는 공인노무사의 비율은 약 80% 이상에 달한다. 이외에 노사관계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이 요구됨에 따라, 일반기업이나 행정관청, 공기업에서도 특별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실제 공무원, 공공기관, 공기업, 일반 기업체, 연구소, 인사 및 노무 관련 컨설팅 업체 등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리하면, 두 직업은 ‘법무’와 ‘노무’라는 각기 다른 업무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단, 의뢰인을 대신해 일을 처리해준다는 점과 법적인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일자리 전망은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일자리 전망은 어떨까. 법무사의 경우, 법률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해지고 법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법률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국민들이 쉽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법무사의 역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등기사건의 처리가 확대되고 법원이나 검찰에 제출하는 첨부서류 등이 더욱 간소화되면서 일반인의 직접 소송이 가능해져 법무사의 등기업무 수요는 다소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업무의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변호사와의 경쟁, 경매 및 공매와 관련한 공인중개사와의 경쟁 등으로 경쟁력이 있는 법무사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사에 비해 노무사는 앞으로 일자리 전망이 비교적 밝은 편이다. 일과 기업 활동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노무사의 역할도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비정규직 문제, 근로조건 개선, 부당해고 및 임금체납 처리 등 노동복지 개선을 위한 업무가 확대되고, 노동 관련 분쟁을 조정할 일들이 늘어나는 점 역시 노무사의 역할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이랑  한국교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