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한 명이 요람에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양육비가 평균 2억7천51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양육비를 보면,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자녀에게 드는 비용이 6천81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6년 동안 양육비는 6천300만원이었다. 양육비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용은 교육비였다. 자녀 한 명에 대한 월평균 교육비는 대학교가 양육비에서 44.8%(월 64만원)을 차지했다. 고등학교는 양육비 중 교육비가 43.1%(월 50만원)을 차지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받은 ‘우리나라 교육비 부담현황’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대학의 교육비 부담이 가장 높은데, 올해 연간 평균 대학 등록금은 670만원. 사립대는 737만원, 국립대는 415만원으로 나타났다. ‘반값 등록금’이 제기될 만큼 대학 교육비는 해마다 올랐다.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전체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71.3%. 대학 진학률은 1990년 27.1%에서 2000년 62.0%, 2009년엔 77.8%까지 급격하게 늘었다. 2009년 이후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는 비율은 29.3%로 나타나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늘었다. 정부의 ‘선 취업, 후진학’ ‘열린 고용정책’ 탓이다.

‘학위’의 경제적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학위와 박사학위 취득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과연, ‘학위’의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고등교육기관별 취업률 실태를 보자. 올해 8월 발표된 취업률 현황을 보면, 전문대학은 60.9%, 4년제 대학은 56.2%, 일반대학원은 69.7%로 나타났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은 취업률은 지난해 보다 소폭 늘었지만, 일반대학원은 지난해 보다 2.4% 포인트 떨어졌다.

학력별로 연봉 실태는 어떨까. 연봉정보 사이트 ‘페이오픈’에 따르면, 2011년 등록된 고졸ㆍ대졸 신입 연봉정보 1천187건을 조사한 결과 고졸과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차이는 665만원(월 55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고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평균 2천216만원(월185만원)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평균 2천881만원(월 240만원)이었다.

석사·박사의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09년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석사 인력의 평균 임금은 월 323만원. 전공별로 보면, 의학계열이 419만원, 공학계열 362만원, 자연계열은 330만원, 예체능계열은 263만원으로 나타났다. 박사 인력의 평균 임금은 435만원이다. 전공계열별로 보면, 의약계열이 569만원, 공학계열 460만원, 자연계열 407만원, 사범계열이 390만원, 인문사회계열은 359만원, 예술체육계열은 325만원이었다. 박사학위 취득 기간은 평균 4.8년이 걸린다. 공학계열은 5.3년, 사회계열 4.7년, 의학계열 3.6년, 인문계열은 6.1년, 자연계열은 5.0년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석·박사, 월급 9만원 차이

이처럼 학력별 연봉 수준만 놓고보면 ‘박사>석사>학사>고졸’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해마다 오르고 있는 교육비(대학 등록금, 사교육비 등), 학위 취득 기간을 고려한 기회비용, 정규직 취업 실태 등을 고려해 보면, 연봉 수준만으로는 실태 파악이 어렵다. 한 예로 올해 상반기 대학 신임교수의 평균 나이는 41.6세였다. 인문학 분야 대학 신임교수의 평균 나이는 44.2세에 달한다. 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ㆍ박사과정을 거쳐 대학 전임교수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대졸 청년 실업난만큼이나 ‘고급인력’ 실업난도 심각하다. 대학원 학위취득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석ㆍ박사 학위자의 정규직 취업률은 줄어들고 있고, 비정규직 취업률은 늘고 있다. 올해 대학원 학위취득자는 9만5천명. 석사학위자는 8만2천765명으로 지난해 보다 4.2% 늘었고, 박사학위자는 1만2천243명으로 5.1% 증가했다. 그럼, 일반대학원 졸업생의 취업률은 어떨까. 정규직 취업률은 62.8%(2006), 61.0%(2007), 60.5%(2008), 54.0%(2009)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일반대학원 비정규직 취업률은 14.8%(2006)에서 15.8%(2007), 16.8%(2008), 21.5%(2009)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구체적인 실태를 보면 이렇다. 2007년 기준으로 석ㆍ박사학위자 중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75만원이지만,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75만원이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이 정규직의 48.6%로 정규직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비정규직 박사의 월평균 소득(182만원)이 비정규직 석사의 월평균 소득(173만원)에 비해 9만 원 정도 많은 수준이다. 비정규직의 경우는 학위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진미석 박사가 지난 2006년 박사인력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강사나 임시직, 미취업 등 미활용 박사인력의 규모는 약 3만3천여 명으로 전체 박사 가운데 23.7%를 차지하고 있다. 박사졸업자 대상의 취업조사 결과에서도 취업실태를 보면, 일자리를 구한 박사 가운데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나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불완전한 취업상황에 놓여 있었다. 파트타임(강사)의 소득은 1천7백여만 원으로 대학 학부를 졸업한 학사의 평균 소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원 졸업자 444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60.1%가 대학원 진학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복수응답)는 대학원을 나왔지만, 연봉 등 처우가 좋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59.6%로 가장 많았다. 대학원 출신에 대한 역차별로 취업이 어려워서(41.2%), 대학원 출신을 채용하는 기업이나 부서가 많지 않아서(32.2%), 대학원 학비가 비싸서(26.6%), 대학원 교과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16.9%), 대학원 졸업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14.2%0 등이 뒤를 이었다.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김봉억 기자 bong@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