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교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던 경희대의 고민은 남달랐다. 대학은 무엇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을 경희대는 ‘대학다운 대학, 보다 나은 인류사회’를 창조하는 대학에서 찾았다. 경희대가 지향하는 세계적 명문대학은 단순히 세계대학 평가순위를 2006년 506위에서 2010년 345위(국내 종합대학 5위)로 끌어올린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교육ㆍ연구와 사회적 실천의 융합을 통해 ‘보다 나은 인간, 보다 나은 세계’를 추구하는 글로벌 시민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대학다운 대학은 ‘새로운 교양교육’에 달려 있다. 경희대는 2011년 3월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출범시키고,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했다. 교양교육은 전공수업을 위한 예비단계가 아니며, ‘알면 좋고 몰라도 괜찮은’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은 더더욱 아니라는 인식이 새로운 교양대학 설립의 주춧돌이 됐다.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시민교육을 개설했다.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연계한 것도 특징이다. 평화ㆍ비폭력ㆍ윤리 영역을 수강한 학생은 학교에서 마련한 다양한 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봉사하는 식이다. 4년간 총 3학점(120시간)을 인정한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봉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일은 경희대가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교육적 지향이다. 경희대는 그 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돼 오던 재학생, 교원, 교직원들의 대내외 봉사활동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경희지구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지구적 실천, 지역사회 동반사업, 국내외 의료봉사, 온라인 실천 등 4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수시모집부터 도입한 ‘학생 맞춤형 장학’ 제도에도 ‘나눔과 기여’라는 교육철학이 그대로 묻어난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 가운데 20명을 선발해 ‘4년 장학금’뿐 아니라 교재비, 통신비, 교통비, 기숙사비 등 ‘학업장려금’을 지급한다. ‘성적’이 아닌 가정의 재정환경과 잠재력을 고려해 지급한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대신 최소한의 봉사활동을 의무화했다. 학교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활용해 국가와 사회에 다시 나눌 수 있는 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8년부터 시작한 국제캠퍼스의 ‘몰입형 기숙 프로그램’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신입생 전체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1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국제화(Global)ㆍ경쟁력(Competent)ㆍ창의력(Creative)을 갖춘 리더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경희대는 UN에 인턴을 파견하는 흔치 않은 대학이다. 2006년부터 매년 10여명의 학생을 UN과 국제기구에 인턴으로 파견한다. 국제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 가운데 2명은 UN 정직원이 돼 공보국과 사무국 평화유지활동국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하는 ‘Global Collaborative Summer Program’도 해외 교수를 개인 자격으로 초청하는 여느 서머프로그램과 격이 다르다. 펜실베니아대, 베이징대, 모스크바국립대 등 해외 우수대학과 직접 협정을 맺어 교수를 교환하고 커리큘럼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세계적 석학뿐 아니라 UN기구 의장과 고위직이 직접 강의한다. 지난해에는 38개국 570여명의 참가 학생 가운데 외국학생 비율이 30%에 달할 정도로 외국 대학과 학생의 참여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