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국어국문학과는 문단에서 ‘경희사단’이라 불린다. 80년대 들어 순수문학의 입지가 약해진 가운데서도 특히 시와 평론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배출된 문인의 수가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박주택 학과장(시인)은 시ㆍ소설ㆍ비평 분야의 책 500권 이상을 읽어야 졸업할 수 있는 ‘스파르타’식 창작교육시스템을 비결로 꼽는다. ‘경희문예창작단’과 ‘현대문학연구회’도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우주과학과 역시 빠뜨릴 수 없는 유망학과다.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광학망원경과 천문대를 보유했다. 천문학 분야만이 아니다. 인공위성과 우주선 제작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초ㆍ응용지식과 기술을 가르친다. 한국천문연구원ㆍ한국항공우주연구원ㆍ한국전자통신연구원ㆍ전파연구소 등 정부 출연연구소뿐 아니라 국내외 항공사의 항공운항 관제사, 삼성SDS 같은 IT 관련 회사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2008년에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WCU) 사업’에 선정돼 5년 동안 142억원을 지원받는 등 세계 명문학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원자력공학 전공자의 14% 이상이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이다. 동문 가운데 20%가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전원자력연료, 원자력안전기술원, 정부기관 등에 포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교육용 원자로(AGN-201)를 보유했다. 방사선 측정과 관련된 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재학생의 25%가 일본 도후쿠대에서 원자력 관련 실험수업을 듣는 등 해외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에서 해마다 16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정도로 산학협력 연구실적도 뛰어나다.

2004년 설립된 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2010년에 졸업도 하기 전에 전원이 취업하는 기록을 세웠다. 1학년 때부터 ‘실험 중심 교육’을 받고, 최소 6개월간 산업체에서 현장교육을 받는 ‘현장 중심 교육’ 덕분이다. 학교 측은 “가정용 TV, 컴퓨터 LCD 모니터, 스마트폰 액정 등 디스플레이 시장은 우리나라가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라며 “상위권 대학에는 경희대밖에 없기 때문에 취업에도 유리하다”라고 말했다.